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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도서추천

[일반도서 추천]아버지의 해방일지_ 정지아(지은이) 창비

by 그날그날들 2024.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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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 추천]아버지의 해방일지_ 정지아(지은이) 

아버지의 해방일지_ 정지아(지은이) _창비

《책 소개》

새삼스럽게 경탄스럽다!

압도적인 몰입감, 가슴 먹먹한 감동

정지아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시대의 온기

 

미스터리 같은 한 남자가 헤쳐온 역사의 격랑

그 안에서 발견하는 끝끝내 강인한 우리의 인생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두루 입증받은 ‘리얼리스트’ 정지아가 무려 32년 만에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써내는 작품마다 삶의 현존을 정확하게 묘사하며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받아온 작가는 이번에 역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엮어낸 대작을 선보임으로써 선 굵은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한 모금 청량음료 같은 해갈을 선사한다. 탁월한 언어적 세공으로 “한국소설의 새로운 화법을 제시”(문학평론가 정홍수) 하기를 거듭해온 정지아는 한 시대를 풍미한 『빨치산의 딸』(1990) 이래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아버지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은 ‘전직 빨치산’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만을 현재적 배경으로 다루지만, 장례식장에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의 질곡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웅장한 스케일과 함께 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것은 정지아만이 가능한 서사적 역량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어쩌면 ‘가벼움’에 있다. “아버지가 죽었다. (…) 이런 젠장”으로 시작하는 첫 챕터에서 독자들은 감을 잡겠지만 이 책은 진중한 주제의식에도 불구하고 ‘각 잡고’ 진지한 소설이 아니다. 남도의 구수한 입말로 풀어낸 일화들은 저마다 서글프지만 피식피식 웃기고, “울분이 솟다 말고 ‘긍게 사람 이제’ 한마디로 가슴이 따뜻”(추천사, 김미월) 해진다.

 

《책 속에서》

마침내 재가 된 아버지가 유골함에 담겨 나왔다. 아버지는 아직 따스했다. 누구의 차를 타고 왔는지 뒤늦게 나타난 작은아버지가 앙상한 팔을 내밀었다. 그 팔에 아버지를 안겨주었다. 아버지의 온기가 작은아버지의 팔을 타고 핏줄을 데울 터였다. 작은아버지가 풀썩 주저앉으며 아버지를 끌어안고 통곡하기 시작했다. 아홉 살에 어긋난 형제가 칠십 년 가까이 지나 부둥켜안고 있었다. 사촌들이 작은아버지를 둘러싸고 흐느끼며 눈물을 닦았다. 나는 유골의 온기가 근 칠십 년 동안 화석처럼 굳은 작은아버지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주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아버지로 인해 곤궁했을 사촌들의 마음도. (249쪽)

 

아버지 유골을 손에 쥔 채 나는 울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이상한 인연 둘이 말없이 내 곁을 지켰다. 그들의 그림자가 점점 길어져 나를 감쌌다. 오래 손에 쥐고 있었던 탓인지 유골이 차츰 따스해졌다. 그게 나의 아버지, 빨치산이 아닌, 빨갱이도 아닌, 나의 아버지 (265쪽)

 

책을 읽고...

 

정지아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한국 현대사의 상흔과 가족의 사랑을 절묘하게 엮어낸 작품입니다. 전직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후 3일간의 이야기를 통해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를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남도의 구수한 사투리로 가벼운 유머를 더하며 진지한 주제의식을 무겁지 않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골함에 담긴 아버지의 온기와 그로 인해 화해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분단의 아픔과 왜곡된 역사 속에서도 가족의 사랑과 화해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우리나라가 분단되지 않았다면 피할 수 있었을 역사적 비극들을 생각하게 하는, 가슴 먹먹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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